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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만능시대에도 종교는 필요한가
현대의 과학문명은 인류의 생활양식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습
니다. 오늘날 우리들이 누리고 있는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은 말
할 것도 없고, 인간의 합리적 사고와 비판의식을 고무하여 오늘
날과 같은 민주적 정치제도와 개방된 사회구조를 역사 속에 정착
시킨 것도 바로 과학정신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과학문명은 사
람들의 생활감정까지도 변화시켜 이제 현대인들은 자신의 눈으
로 확인할 수 없는 것이면 아무 것도 믿지 않게 되었고, 어떤 권
위에도 무조건 복종하진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과학
과 대립하며 맹신만을 강요하던 과거의 종교들은 영향력을 상실
한 채 차츰 쇠퇴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과학이 만물의 척도처
럼 자리잡고 있는 오늘날의 시대에 종교란 모두 무용지물이기만
할까요. 그에 대한 해답은 올바른 종교의 효용성과 더불어 과학
이 과연 인간의 궁극적인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가를 되새겨보
면 자명해질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과학은 분명 인간에
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었지만, 정신적 평안을 가져다주지는
못했습니다. 과학은 자연계를 개조하여 인간에게 생활의 편이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우주와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를 밝혀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과학은 가공할 만한 신무기의 출현과
엄청난 산업재해의 가능성이란 새로운 불안을 초래했습니다. 과
학이 아무리 발달한다 하더라도 인류의 모든 욕망이 충족되지 않
을 것은 확실합니다. 반면에 올바른 종교는 언제나 유한한 삶의
현실 속에 고뇌하는 인생을 위무하며 참된 삶의 길을 일깨우는
데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므로 과학도 풀지 못하는 영원한 숙제
즉, 참다운 삶의 가치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인류 앞에 가로놓
여 있는 한 올바른 종교의 필요성은 언제나 지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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