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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한담(현대불교)/석산스님
 정법사  | 2004·02·16 22:55 | HIT : 14,592 | VOTE : 2,046
-“오욕 벗어나지 못하면 평생수행도 헛일”-
-“자신에게 엄격해야 흐트러지지 않아요”-

“살면서 탐진치가 쌓이니
정작 불성은 가려지고
중생으로 빠져들어요”

*약력
·1919년 출생
·37년 건봉사서 사미계 수지
·56년 범어사서 비구계 수지
·77년~91년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 역임
·성북동 정법사 주지 역임
·현 정법사 주석

.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도 다 지나가고 어느덧 들판의 곡식이 무르익는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울어대는 새소리도 한결 정겹게 들리고, 바람도 한결 맑아 지내기에 아주 좋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원래는 복천암이라는 암자가 있던 곳인데 1960년에 정법사를 지어 중창했습니다.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때만 해도 칠성각 한채만 덜렁 있는 고즈넉한 암자였지요. 그 후 큰 법당을 짓고, 팔상전과 요사채, 산신각, 종각 등의 불사를 하나 하나 이루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때는 저 아래 대원각까지가 모두 산이었고, 깨끗한 냇물이 정법사 앞을 가로질렀지요. 그 길을 매일 걸망을 메고 내려가서 장을 보고, 물소리 바람소리를 벗삼아 올라오곤 했습니다. 길을 걷다 잠시 쉬어 갈때면 멀리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경관이 수려했었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등산객들이 이곳 정릉 등산길을 통해 산에 오르곤 했었는데, 몇십년 사이에 개발되어 정법사 앞까지 차도가 뚫리고, 이렇게 많은 주택들이 들어서 버려 예전같은 낭만은 사라져버린지 오래입니다.
저는 16살 때 강릉 칠성산 법왕사에서 절밥을 먹으며 1년간 생활했었습니다. 법왕사 노스님 밑에서 <천수경> 읽는 법도 배우고, 예불하는 법도 배우고, 또 스님 찬은 어떻게 만드는지, 떡을 어떻게 만드는지까지 배웠습니다. 그렇게 1년을 보내다 17살 되던해 봄에 함경도 안변 석왕사에 가서 머리를 깍고 본격적인 불교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왜정때라 그때는 한달에 2원을 가져가야 절에서 공부할 수 있었는데, 8원을 가져가서 4개월간 <초발심자경문>을 다 배웠습니다. 그리고는 그해 가을에 건봉사에 와서 박보광스님께 사미계를 받았습니다.
보광스님은 항상 <법화경>의 말씀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법화경>에 보면 화택의 비유가 있지요. 집이 활활 타는데 집안에 있는 아이들이 그것도 모르고 놀이에 빠져있자 아버지가 양거, 우거, 록거로 그들을 이끌어내 구한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그것은 중생이 오욕에 빠져서 벗어나지 못하니까 그 오욕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양이 끄는 수레, 사슴이 끄는 수레, 소가 끄는 수레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타라고 하신 부처님 법입니다. 보광스님은 항상 그 이야기를 하며, 오욕을 벗어나지 않고서는 일평생 중노릇 해도 나쁜 과보를 받는다면서 모든 것을 다 버려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건봉사는 염불만일회가 유명한 곳입니다. 건봉사의 31인이 염불을 하다가 살아서 극락으로 승천했기 때문이지요. 겨울내내 건봉사 강원에서 낮에는 사집을 공부하고, 저녁에는 염불을 배웠습니다. 어장 만일스님이 염불을 가르쳐 주셨는데 염불공부는 따로 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장스님이 한 소리를 하면 그것을 잘 익혀두었다가 저녁으로 모여서 잘하는 이를 따라 소리로 배웠습니다.
염불을 처음 배울때에 거불을 먼저하는데 “나아--무 청어엉-정법--신 비이로자아나부울 .”
<천수경>을 먼저 하고 거불을 하는데 그냥하는 사람도 있지만 소리를 배운사람은 소리를 세마디로 해서 거불부터 배우고 헌좌송, 공덕게, 질영게, 옹호게, 청(관음착어), 고와게, 다게, 신중작법순으로 공부합니다. 신중작법을 배운뒤에는 짓소리를 하기도 하나 나는 신중작법까지만 배웠습니다.
여기까지를 안참이라고 합니다. 법당안에서 하는 것이라는 말이지요. 짓소리는 전문가를 두고 더 배워야 하는데 이걸 다 제대로 배우려면 한 10년 걸린다고 합니다.
염불은 한 5년 공부해서 소리를 딱 맞추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습니다. 보통 20여명이 모여서 공부를 하는데 염불은 20명 가운데 그 곡조를 먼저 알아듣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어장스님에게 1시간 정도 배우고는, 먼저 곡조를 배운 한두사람을 따라서 몇시간씩 연습을 하는 거지요. 그러한 과정을 5년정도에 다 마치는 이는 실력을 인정받아서 다른 절에가서 다시 염불을 가르치게 됩니다. 다 같이 배워도 다 익히는 것은 아닙니다. 20년 강원공부를 해서 그 중에 강사가 되는 이가 한두사람이 될까말까하듯이 염불도 마찬가지입니다. 건봉사에서 염불을 배울 때 내가 남들 보다 좀더 잘 되었고, 그래서 염불을 전공하게 된 거지요.

태고종 스님들은 아직도 염불을 하는 스님이 있지만 조계종에서는 거의 가르치질 않고 있습니다. 교육기관도 없고 하려고 하는 이들도 없어요. 배우기가 어렵다는 것도 장애가 됩니다. 1년을 죽기로 해봐도 거불하나 마치기 힘들고,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없잖습니까.
다들 선(禪)으로만 치우쳐서 지금은 염불당이 거의 없어져 버렸습니다. 조계종 사찰에는 선방만 있지 염불당이 없습니다. 거기에다 지금은 국가가 인정하는 학교를 나와야 사람구실을 하지 학교 안나오면 어디가서 대우도 못받으니, 모두 다 학교에 다니려고 하지 어디 염불 배우려 하겠습니까.
염불은 지성으로 하면 공덕이 아주 큽니다. 소리는 스님네가 하는 것이고, 재가신도는 아미타불 염불을 하는 것이 공덕이 크다고 했는데 ‘나무극락세계아미타불‘을 아침 점심 저녁시간을 정해서 각 1시간씩 열심히 하면 아주 좋습니다. 열심히 염불하는 가운데 부처님 가호가 오고, 신심이 바로서고, 내 길이 밝아지고 하는 것이 다 공덕이지요.
그곳 건봉사에서 염불을 배우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가 공부하던 그 시절, 만해스님이 건봉사 조실로 계셨는데 가끔 법문도 해주시고, 강원에서 강의도 하셨습니다.
만해스님은 법이 워낙 크신분이라 곁에 가 뵙기도 두려웠을 정도였어요. 스님의 말씀을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분의 법에 딸려가기 마련이었습니다. 만해스님은 강사스님들의 법문과는 달리 항상 선 법문을 하셨습니다. 스님은 법상에 올라가 먼저 주장자를 세 번 딱 치고는 “의심나는 곳이 있으면 이곳을 향해 물어라?”고 큰 소리로 말씀하셨지요.
그러면 그 어느 누구도 겁이 나서 나서질 못하고, 그냥 그대로 꼼짝 않고 법문을 들었습니다. 워낙 크신 분이셨지요.
해방 되기 1년전에 건봉사에서 서울로 나왔는데 은사인 보광스님의 가회동 건봉사포교당에서 사형인 설산스님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해방이 되자 모두들 들떠 가지고 온 장안에 군인들이 입는 광목천으로 만든 옷이 마구 쏟아져 나왔는데 그때 그 옷을 사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은사인 보광스님은 가회동포교당에서 재가신도를 위한 포교활동을 하셨는데 그 밑에서 원주를 보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6.25전쟁이 터졌고, 다시 피난길에 오르게 됐습니다. 전쟁동안 경기도 평택 만기사에서 지내다가, 정전이 되자 해인사로 떠났습니다. 그때만 해도 정화가 일어나기전이라 대처승들과 같이 있을때였습니다. 그때에도 강원에서 공부를 하려면 쌀이나 돈을 내야 했어요. 피난다니던 가난한 중이 돈이며 쌀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쌀과 돈 대신 건봉사에서 배운 염불을 가르치고, 그곳에서 강원 공부를 했습니다. 사교과를 거기서 마쳤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범어사로 갔습니다. 범어사에서 노전생활하며 대교를 공부했습니다. 역시 염불도 가르쳤지요. 36살부터 41살까지 7년간 그곳 범어사에서 동산스님을 모시고 살았습니다.
그곳에서 매일 염불을 할 때면 동산스님도 그러고, 다들 염불잘한다고 감탄하곤 했지요. 듣는 사람마다 “스님이 염불하면 부처님이 하강한것 같다”면서 말이지요. 허허. 지금은 나이도 많이들고 목이 쉬어서 잘 못하지만 그때는 그랬지요. 아무도 흉내를 못낼 정도로 염불을 잘했으니까 말입니다. 7년간 내가 지켜본 동산스님은 정말 신심이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어느 사찰에 가 있어봐도 동산스님만큼 신심 있는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당시 내가 노전을 봤으니, 새벽 3시만 되면 일어나 도량석 목탁을 쳤는데 스님은 목탁소리가 나자마자 일어나서 세수하고, 도량석하는동안 비로전, 관음전, 지장전, 산신각, 팔상전, 탑전 등 각 당을 일일이 돌아다니시면서 염불을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대웅전에 와서 제일 먼저 턱 앉아계셨습니다. 내가 종을 다 치고나면 대중들이 예불시간에 맞춰서 대웅전에 하나둘씩 모여드는데 동산스님은 추우나 더우나 항상 어김없이 그렇게 우리들에게 몸으로 실천으로 법문을 해 주셨던 겁니다.
동산스님의 특징이 바로 그와같은 신심이요, 또 하나가 도량청소입니다. 스님은 매일 아침공양이 끝나면 반드시 빗자루를 들고 나와서 청소를 했는데, 조실스님이 도량청소를 하는데 어찌 대중이 안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때 70여명 되던 대중들이 부리나케 뛰어나와 빗자루질을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동산스님이 한갖 마당에 쓸게 있어서 쓴다고 보면 스님의 가르침 제대로 못알아 듣는 것입니다. 본래 부처님 법이라는 것이 닦을 것이 없는 걸 알고 닦아야 바로 닦는 것이지, 닦을 것이 있는 줄 알고 닦으면 바로 닦지 못한다고 했어요. 본래 부처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부처님과 중생의 마음이 차별이 없다고 했습니다. 똑같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사람이 살아가다 보니 탐진치를 자꾸 부려가지고 탐진치에 쌓여 가려서 정작 불성은 가려지고 중생으로 빠져들어가는 것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본래 그 당시가 바로 부처인데, 자꾸 자라가면서 탐진치가 쌓여가지고 중생이 되는 것입니다.
동산스님 법문을 바로 이해하려면 닦을 것이 없기 때문에 닦는 것이지, 닦을게 있어서 닦는다 생각하면 잘못 이해한 것이다 이말입니다. 매일 쓰는 마당에 뭐 딱히 쓸게 있겠습니까. 그래도 날마다 빗자루로 쓸거든요. 그저 도량을 청소하는 것으로만 알고,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닦을 것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항상 닦는 것이 바로 스님의 가르침이요, 부처님 가르침이요, 불법입니다.

범어사에서 지내다 보광스님이 돌아가시자 내가 가회동포교당을 맡게 되었는데 100평정도 되는 가정집을 개조해 사용했던 그곳을 정리하고, 지금 이곳 정법사에 뿌리를 내리게 됐습니다. 여기에 온 이후 재가 있으면 염불을 하고, 기도를 하고, 불사를 이루며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나는 ‘계정혜 삼학을 닦자’를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아 살아왔습니다. 불자도 이를 좌우명으로 삼고 생활해야 합니다. 좌우명을 정해놓고 항상 열심히 닦는 것이 최선의 수행입니다. 염불은 예전처럼 못하지만 틈날때마다 붓글씨를 쓰면서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붓글씨는 범어사 있을때 많이 써 보았는데 <반야심경>을 주로 씁니다. 한자한자 써나가다보면, 수행자로서의 내 삶을 곧추세우는 보이지 않는 힘을 느끼게 되고, 그 힘은 생활속에서 하루하루 나자신을 지탱시켜주는 큰 가르침이 됩니다.

나는 요즘도 방에서 아침저녁으로 기도를 하고, 내 방은 내가 직접 청소합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자기자신에 엄격해야 하기때문입니다. 한시라도 흐트러져서는 안됩니다.
중이라는 것은 무엇이냐, 계(戒)가 바로 중입니다. 몸으로 짓고, 입으로 짓고, 뜻으로 짓는 모든 업을 닦고, 계율을 지키고 행하는 것이 바로 중입니다. 불자에게도 계율이 있지요. 내 배우자외에는 음행을 하지말라는 한가지만 다르지 둘다 똑같습니다.
계율을 닦아 지켜나가는 것이 그것이 진정한 중이지, 법문 잘한다고, 강 잘한다고, 염불 잘한다고 중이 아닙니다. 계를 지키지 않고서는 결코 부처의 길로 들어설 수 없습니다. 불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정리=이은자 기자(ejlee@buddha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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