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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록(6 어록語錄)
 스님  | 2005·03·06 16:31 | HIT : 816 | VOTE : 56
21. 장흥사(長興寺)  원당(願堂) 주지의 청으로 육도중생에게 설법하다

스님께서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죽비로 탁자를 내리치고 말씀하셨다.
"승의공주 선가와 이씨 영가와 여러 불자들은 아는가. 4성6범(四聖六凡)이 여기서 갈라지고 4성6범이 여기서 합한다. 그대들은 아는가. 만일 모른다면 내가 한마디 하여 그대들을 집으로 돌아가게 하리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살피라.
승의 선가와 이씨 영혼이여, 만일 이 일대사인연으로 말하자면 지옥세계에 있는 자나 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세계에 있는 자를 가리지 않고 각기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아침에서 저녁까지 저녁에서 아침까지 다니고 서며 앉고 누우며 움직이는 동안 배고프고 춥기도 하며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며 괴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면서 어디서나 갖가지로 작용하는데, 다만 미혹과 깨침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즐거움을 누리는 이도 있고 항상 지독한 고통을 받는 이도 있어 두 경지가 같지 않다.
불자들이여, 이 한 점 신령하고 밝은 것(靈明) 은 성인에 있다 하여 늘지도 않고 범부에 있다 하여 줄지도 않으며, 해탈하여 의지하는 곳이 없으며 활기가 넘쳐 막히는 일도 없다.
비록 형상도 없고 처소도 없으나 시방세계를 관통할 수 있고 모든 부처의 법계에 두루 들어간다. 물물마다 환히 나타나 가지려 해도 가질 수 없고 버리더라도 언제나 있다. 한량없이 광대한 겁으로부터 나도 따라 나지 않고 죽어도 따라 죽지 않으며, 저승과 이승으로 오가지만 그 자취가 없다. 눈에 있으면 본다 하고 귀에 있으면 듣는다 하며, 6근에 두루두루 나타나되 확실하고 분명한 것이다.
불자들이여, 과연 의심이 없는가. 여기서 분명하여 의심이 없으면, 바른 눈이 활짝 열려 불조의 혜명(慧命)을 잇고 스승의 기용 (機用)을 뛰어넘어 현묘한 도풍을 크게 떨칠 것이다. 만일 그래도 의심이 있으면 또 한 가지를 들어 남은 의심을 없애 주리니 자세히 보아라."
죽비를 들고 "이것을 보는가" 하고 한 번 내리치고는, "이 소리를 듣는가. 보고 듣는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인가?" 하셨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내려오셨다.


22. 신백대선사(申白大禪師)를 위해 영가에게 소참법문을 하다

"모든 법은 인연을 따라 생겼다가 인연이 다하면 도로 멸한다. 63년 동안 허깨비 바다에서 놀다가, 인과를 모두 거두어 진(眞)으로 돌아갔나니, 근진(根塵)을 모두 벗고 남은 물건이 없어 손을 놓고 겁 밖의 몸으로 갔구나."
그 혼을 부르면서 말씀하셨다.
"신백 존령(尊靈)은 과연 이러한가. 과연 그러하다면 생사에 들고 남에 큰 자재를 얻을 것이다. 혹 그렇지 못하다면 마지막 한마디를 들으라."

밤이 고요해 거듭 달을 빌리기 수고롭지 않나니
옥두꺼비 (玉蟾:달)  언제나 허공에 걸려 있네.
夜靜不勞重借月 玉蟾常掛大虛中


23. 해제에 상당하여
태후전(太后殿)에서 가사 한 벌을 보내오다

스님께서 법의를 들고 말씀하셨다.
"대유령(大庾嶺) 꼭대기에서 들어도 들어지지 않을 때에는 다투어도 모자라더니, 놓아버려 깨달았을 때에는 양보해도 남는구나."
향을 사른 뒤에 말씀하셨다.
"천 분 성인도 전하지 못하던 것을 어찌 한 사람이 친히 전하겠는가. 대중은 아는가. 접고 펴기는 비록 내게 있으나 거두고 놓기는 그대에게 있다."
가사를 입고 법좌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이 자리는 많은 사람이 오르지도 못하였고 밟지도 못하였는데, 이 산승은 한 걸음도 떼지 않고 몸도 움직이지 않은 채 올라갈테니 대중은 자세히 보라."
스님께서는 향을 사뤄 황제를 위해 축원한 뒤에, 가사자락을 거두고 자리를 펴고 앉아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이것은 주구(主句) 인가, 빈구(賓句) 인가. 파주구(把住句) 인가, 방행구(放行句) 인가.
대중은 가려내겠는가. 가려낼 수 있겠거든 당장 흩어지고, 가려내지 못하겠든 내 말을 들으라. 맨처음 한마디와 마지막 한 기틀(機)은 3세의 부처님네나 역대의 조사님네도 알지 못하는 것인데, 지금 대중의 면전에 들어 보이니 북을 쳐서 대중운력이나 하여라.
천년의 그림자 없는 나무가 지금은 밑 빠진 광주리가 되었다. 2천년 전에도 이러하였고 2천년 후에도 이러하며, 90일 전에도 이러하였고 90일 후에도 이러하다. 위로는 우러러야 할 부처도 없고 밑으로는 구제해야 할 중생이 없는데, 무슨 장기(長期) ·단기(短期)를 말하며 무슨 결제·해제를 말하는가."
주장자를 들어 한 번 내리치고 말씀하셨다.
"양쪽을 끊었고 가운데에도 있지 않다. 빈 손에 호미 들고 걸어가면서 물소를 탄다. 사람이 다리 위를 지나가는데 다리가 흐르고 물은 흐르지 않는구나."
할을 한 번 하고는 "안녕히 계시오" 하고 자리에서 내려오셨다.

24. 승하하신 대왕의 빈전(殯殿)에서 소참법문을 하다

스님께서 향을 들고 말씀하셨다.
"손 가는대로 향을 집어 향로에 사르는 것은 승하하신 대왕 각경선가(覺穀仙駕:공민왕을 말함)께서 천성(千聖)의 이목을 활짝 열고 자기의 신령한 근원을 증득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향을 꽂으셨다. 스님께서는 법좌에 기대앉아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주장자를 들고 말씀하셨다.
"대왕은 아십니까. 45년 동안 인간세상에 노닐면서 삼한(三韓) 의 주인이 되어 뭇 백성들을 이롭게 하다가, 이제 인연이 다해 바람과 불은 먼저 떠나고 흙과 물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대왕은 자세히 들으소서. 텅 비고 밝은 이 한 점은 흙이나 물에도 속하지 않고 불이나 바람에도 속하지 않으며, 과거에도 속하지 않고 현재에도 속하지 않았으며, 가는 것에도 속하지 않고 오는 것에도 속하지 않으며, 나는 것에도 속하지 않고 죽는 것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아무 것에도 속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금 어디로 가겠습니까?"
주장자를 들고는 "이것을 보십니까?" 하고 세 번 내리치고는 "이 소리를 들으십니까?" 하고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허공을 쳐부수어 안팎이 없어 한 티끌도 묻지 않고 당당히 드러났다. 몸을 뒤쳐 위음왕불(威音王佛)  뒤를 바로 뚫고 가시오. 둥근 달 차가운 빛이 법상(法滅)을 비춥니다."
향대를 한 번 내리치고 자리에서 내려오셨다.

25. 납월 8일 한 밤의 법문(晩參)

스님께서 자리에 오르자 동당·서당의 스님들이 문안인사를 드렸다.
스님께서는 죽비를 들고 말씀하셨다.
"산승이 방장실에서 나와 이 자리에 오르자, 시자도 인사하고 수좌도 인사하고 유나(維那)도 인사하였다. 인사가 다 끝났는데 또 무슨 일이 있는가?"
한 스님이 나와 말하였다.
"오늘은 납월(臘月) 8일입니다."
스님께서는 "대중 속에 들어가라" 하고 죽비를 들고 말씀하셨다.
"우리 집에 한 물건이 있는데 위로 보아도 머리가 없고 밑으로 보아도 꼬리가 없다. 해같이 밝고 옷칠같이 검으며 세계가 생기기 전이나 산하가 멸한 후에도 허공에 가득 차 있다. 3세의 부처님네도 그것을 어찌할 수 없고, 역대의 조사님네도 그것을 어찌할 수 없으며, 천하의 큰스님들도 그것을 어찌할 수 없다. 그대들은 어찌할 수 있겠는가."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죽비로 탁자를 한 번 내리치고는, "산산조각이 났도다. 안녕히 계시오
" 하고 자리에서 내려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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