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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하고 있다. 2022.08.17.[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우리 정부가 미국 내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 시행으로 인한 우리 기업 피해 대응 총력전에 나섰다. 정부 대표단 방미와 함께 대사관 차원에서는 의회를 상대로 이른바 '정밀타격식 교섭'을 추진 중이다.조태용 주미대사는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진행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 정부는 이 문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 간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말했다.IRA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지난 16일 서명한 총 7400억 달러(약 966조4400억 원) 규모의 법안으로,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에 3690억 달러(약 481조9140억 원), 건강보험개혁법 보조금에 향후 2년 간 640억 달러(약 83조5840억 원) 상당을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특히 이 법에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전기차 보급 촉진을 위한 중고·신규차량 세액공제 등이 포함돼 국내 자동차 기업의 관심도 많았다. 그러나 북미에서 조립되지 않는 전기차는 수혜가 제한된다.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 등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돼 타격이 불가피하다.이 때문에 법안 통과 직후 우리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대 매년 10만 대 이상 수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지난 5월 정상회담 계기 등으로 적극적인 대미 투자를 발표했음에도 뒤통수를 맞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조 대사는 이에 이날 미국 정부와 IRA 관련 내용을 협의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우리 국익 확보를 위해 한·미 간 어려운 사항도 피하지 않고 당당하고 솔직하게 협의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이어 "대사관은 미국 의회 및 행정부 인사를 다양하게 만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대사관 차원에서 그간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및 그 모태인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법안을 모니터링했다는 게 조 대사 설명이다. 조 대사는 "특히 동맹이자 자유무역협정(FTA) 파트너인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미국 측도 이에 별다른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뉴시스]조태용 주미대사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워싱턴 공동취재단) 2022.08.29.조 대사는 다만 "이 문제는 미국 의회를 통과해 법률로 확정된 사안"이라며 "완전한 해법에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본부와의 기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미국 의회 및 행정부 인사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우리 정부는 근본적으로는 IRA 법 조항을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며, 재무·세법 담당 핵심 위원회를 비롯해 의회 내 핵심 의원들에 집중하는 이른바 '정밀 타격식' 교섭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다만 이 법은 전체적으로 기후변화 문제 대응을 골자로 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오는 11월 의회 다수당을 결정하는 중간선거도 앞둔 상황이어서, 법안 수정이나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교섭이 마냥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일단 우리 정부는 IRA로 인한 우리 전기차 기업의 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목표를 토대로 전방위 협상에 나서고 있다. 조 대사의 경우 백악관, USTR과 전화·면담 등 교섭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으며, 대사관 차원에서는 현대·LG 등 우리 기업과도 접촉 중이다.우리 정부는 역시 법안에 영향을 받는 일본·유럽연합(EU) 등과도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법안이 한·미 FTA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법적 검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창양 산업통상부장관이 이와 관련해 내달 방미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은 안성일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과 손웅기 기획재정부 통상현안대책반장, 이미연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 등 정부 대표단이 이 문제 협의를 위해 워싱턴DC에 급파되기도 했다.대표단은 미국무역대표부(USTR), 상무부를 비롯해 의회에서 주요 인사를 만나 우리 정부 입장을 개진할 예정이다. 이후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인도·태평양 프레임워크(IPEF) 회의를 계기로 방미해 역시 이 문제에 대응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미 국무부 초청으로 워싱턴 DC를 방문한 여야 방미단. 왼쪽부터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진석 국회부의장,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워싱턴특파원단 제공) 2022.08.26안 실장은 이날 입국길에 특파원들과 만나 "우리 기업의 입장과 정부의 우려를 이번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양국 간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건은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우리 정부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에는 "(IRA 최종 법안이) 갑자기 발표된 측면이 있고, 다른 나라도 잘 몰랐던 얘기"라며 "오히려 저희가 제일 빨리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이에 앞서서는 박진 외교부장관이 지난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만나 IRA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해당 면담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한·미 FTA와 WTO 위반 소지가 있다며 해법 마련을 당부했다.아울러 국회에서는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여야 방미단이 바이든 행정부 핵심 인사들을 만나 IRA의 한국산 전기차 차별적 규정에 관해 국내 우려를 전달한 상황이다. 우리 국회 차원에서 카운터파트인 미국 의회는 물론 행정부에 육성으로 우려를 전한 것이다.일각에서는 오는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미 정상이 만날 경우 역시 이 문제가 의제로 오르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IRA 불이익이 우리 기업은 물론 국내 여론상 초미의 관심사인 만큼 가용한 모든 기회에 이 문제를 제기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적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단 올해가 벌써 하반기로 접어든 만큼 당장 법 시행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일부 있다. 올해 판매분 전기차의 85%가량은 이번 법안 수혜가 미치지 않는다는 계산이다.이 때문에 적용 기간을 2~3년 유예하기만 해도 우리 기업으로서는 미국 내 생산을 늘려 IRA 수혜 요건에 맞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유예 역시 법안 문건을 수정해야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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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첫 대법관 후보로 임명 제청된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윤석열 정부 들어 첫 대법관 후보로 임명 제청된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60·사법연수원 19기)가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전화가 오더라도 제가 끊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에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당할 우려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이 나오자 “한 톨만큼의 오해도 생기지 않도록 독립적이고 객관적 판결을 하겠다”며 이같이 밝힌 것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은 오 후보자와 대학교 1년 선배인 윤 대통령 간의 친분관계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오 후보자는 사적 친분을 묻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대학 다닐 때 (윤 대통령과) 식사하게 되면 술을 나누곤 했고, 이후 만남에서도 보통 저녁에 만날 때는 술을 곁들이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만남 횟수에 대해선 “최근 10년 동안 5번이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자택 인근 술집에서 윤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 기억으로는 2번 정도 (만났다)”고 했다. 오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결혼식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사실도 인정했다. 청문회에선 오 후보자의 과거 판결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2011년 800원을 횡령한 버스기사의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어떤 근거로 그렇게 판단했느냐”고 묻자 “결과적으로 그분(버스기사)이 저의 판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저도 마음이 무겁다”고 자세를 낮췄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당시 버스회사 측 법률대리인이 오 후보자의 연수원 동기이자 고등학교 후배라는 의혹을 언급했다. 이에 오 후보자는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재판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맞섰다. 오 후보자는 또 청문회에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회복되지 못한 현 상황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에둘러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를 비판했다.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이뤄진 법원장 후보 추천제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여야는 이날 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다만 오 후보자 임명에 대한 여야 이견이 크지 않아 이번 주 내로 보고서 채택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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